흔한 '심전도 검사', AI가 훑고 파킨슨병 찾아냈다

정심교 기자 기사 입력 2023.02.06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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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전도 검사 결과의 빅데이터를 토대로 인공지능이 파킨슨병인지 아닌지를 조기에 가려낼 수 있게 됐다. /그림=고려대 안암병원
심전도 검사 결과의 빅데이터를 토대로 인공지능이 파킨슨병인지 아닌지를 조기에 가려낼 수 있게 됐다. /그림=고려대 안암병원

심전도 검사 결과만으로 파킨슨병인지 아닌지를 감별하는 인공지능이 개발됐다.

고려대 안암병원 이찬녕·주형준 교수팀(1저자 의료빅데이터연구소 유학제 교수, 의학통계학 석사과정 정세화, 공동 교신저자 신경과 이찬녕 교수, 순환기내과 주형준 교수)이 병원에서 시행하는 표준 심전도 검사만으로 특발성 파킨슨병을 감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 딥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파킨슨병에 걸리면 움직임이 둔해지고, 떨림 증상으로 인해 삶의 질이 매우 떨어진다. 특발성 파킨슨병(이하, 파킨슨병)은 고령에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60세 이상에서 1% 정도로 발병한다.

현재까지 파킨슨병의 완치가 가능한 치료법은 개발되지 않았다. 파킨슨병의 진행을 늦추고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요법을 빨리 시작할 때 그 효과가 높다. 따라서 가급적 파킨슨병을 조기에 진단해 약물요법을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게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예후를 개선하는 데 중요하다.

하지만 파킨슨병 진단이 쉽지 않은 탓에 많은 환자가 이미 상당히 진행한 상태에서 발견된다. 간편한 방법으로 고위험군을 선별하고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의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고려대 안암병원 이찬녕·주형준 교수팀은 파킨슨병이 병태생리상 심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점에 착안해 심전도 검사를 활용해 파킨슨병을 감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 딥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심전도 검사는 심장의 상태를 평가하는 기본 검사로 병원이나 건강검진센터에서 널리 시행하고 있다.

연구팀은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을 위해 고려대 안암병원 정밀의료 데이터베이스에서 각각 751명의 특발성 파킨슨병 환자와 대조군, 그리고 297명의 약물로 인한 파킨슨병 유사 증상 환자 등 환자 총 1799명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개발된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87%의 정확도로 파킨슨병을 감별했다. 특히 파킨슨병이 아님에도 약물 때문에 파킨슨병과 비슷한 증상이 발생한 경우를 85%의 정확도로 가려내는 등 효율적이고 정밀한 파킨슨병 진단법 개발에 청신호를 보였다.

연구팀은 "심전도의 원시 파형 데이터까지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고려대 의료원의 정밀한 데이터베이스가 있었기에 연구할 수 있었다"며 "향후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타 병원 데이터에서도 검증해 조기 진단법으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파킨슨병 환자를 심전도 검사로 선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주제로 한 이번 연구는 '파킨슨병 저널'(Journal of Parkinson's Disease)에 실렸다.
  • 기자 사진 정심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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