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서 '카카오T' 부르니 한국어로 온 기사 응답…그랩과 비교해보니

윤지혜 기자 기사 입력 2023.01.05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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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서 카카오T 로밍 체험해보니

/사진=그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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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T로 택시 부를까?" "여기 태국인데?"

지난달 27일 태국 방콕 근교에서 카카오T 앱을 열자 일행이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그것도 잠시, '새로운 지역에서 접속' 알림이 뜨면서 카카오T 앱 첫 화면이 자동으로 여행 탭으로 바뀌었다. '해외여행' 아이콘을 누르자 익숙한 UI·UX에 △그랩카 △그랩택시 △그랩카 밴 △그랩카 프리미엄 등 차량을 선택하는 화면이 떴다. 그랩·볼트 등 해외 모빌리티 앱 없이도 현지 택시를 부를 수 있게 된 것이다.

국내 휴대전화로 해외에서 전화나 데이터를 사용하는 로밍 서비스처럼 모빌리티도 로밍 서비스가 늘고 있다. 국내 최대 택시호출 앱 카카오T는 2018년 일본을 시작으로 △동남아 7개국 △유럽 24개국 △카타르 등 33개국으로 로밍 서비스를 확대했다. 코로나19로 막혔던 해외여행이 재개되면서 로밍 서비스 이용자도 증가 추세다.


카카오T 택시 부르면 한국어 하는 기사님 오나?


해외에서 카카오T 앱에 접속하니 '새로운 지역에서 접속' 창(왼쪽)이 뜨면서 첫 화면이 자동으로 여행 탭(오른쪽)으로 바뀌었다./사진=카카오톡 앱 캡처
해외에서 카카오T 앱에 접속하니 '새로운 지역에서 접속' 창(왼쪽)이 뜨면서 첫 화면이 자동으로 여행 탭(오른쪽)으로 바뀌었다./사진=카카오톡 앱 캡처
승객 2명에 5개 짐이 이동하려면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가 필요했지만, 시내 외곽에서 밴을 잡긴 쉽지 않았다. 결국 그랩과 카카오T로 각각 그랩카(우버처럼 일반인이 운행하는 차량공유서비스)와 그랩택시를 불러 친구와 나눠 탔다. 동시에 호출버튼을 눌렀는데 그랩 앱에서 먼저 차량이 잡혔다.

카카오T의 특장점은 택시 호출부터 도착까지 전 과정이 한국어로 이뤄진다는 점. 목적지도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입력하면 된다. '교통체증으로 도착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드라이버 파트너가 도착했습니다' 등의 알림도 한국어로 온다. 영어를 잘 몰라도 카카오T 이용 방법만 알면 해외에서 택시를 쉽게 부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현지 기사들은 '어디에 있냐', '조금만 기다려라' 등의 메시지를 앱으로 자주 보내는데, 그랩은 현지언어와 영어만 제공하는 반면 카카오T는 한국어 번역까지 제공한다. 단, 카카오T로 부른 택시라고 한국어를 구사하는 기사가 배정되는 건 아니다.


운임+로밍 서비스 이용료…"그랩보단 비싸"


/사진=카카오T 앱 캡처
/사진=카카오T 앱 캡처
이용요금은 원화로 환산돼서 직관적이다. 택시가 목적지에 도착하면 한국에서 등록한 신용카드로 자동결제 된다. 휴대폰 소액결제도 가능하다. 그랩·볼트 앱에 신용카드를 등록하기 귀찮아 현지 화폐나 GLN(QR코드)으로 결제해온 기자 입장에선 이 점이 더없이 편리했다.

다만 카카오T 이용 시 평균 300~700원의 서비스 이용료가 추가 부과된다. 이날 카카오T 앱에서 8100원이 결제됐는데 운임 7300원에 서비스 이용료가 800원이었다. 다만 13km를 동일하게 이동한 그랩카 운임이 215바트(약 7900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크게 비싸게 느껴지지 않았다. 길에서 일반택시를 잡았을 때 기사가 180바트 거리를 400바트라고 속인 경험에 비춰보면 서비스 이용료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현지 운송제공자가 운임을 산정하면 환율정보 API(Currency layer)의 실시간 환율을 적용해 원화로 환산한다"라며 "서비스 이용요금은 배차된 차량의 종류에 따라 책정되는데 현지 서비스 연동을 위한 소정의 운영비용으로 지도 사용료, 결제수수료 등의 원가가 반영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랩 안 잡히는 곳엔 카카오T도 속수무책


/사진=카카오T 앱 캡처
/사진=카카오T 앱 캡처
아쉬운 점은 한국과 달리 해외에선 앱 상에서 택시 이동 경로가 뜨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랩·볼트 앱에선 택시가 어느 경로로 이동할지 내비게이션이 떠 '혹시나 다른 곳으로 가거나 돌아가진 않을까'하는 여행객의 불안감을 해소했다. 교통체증이 심한 방콕에서 이동경로의 정체·원활 구간도 각각 빨간색·초록색으로 표시돼 현지 교통상황을 한 눈에 살펴볼수 있었다.

반면 카카오T 앱에선 택시가 어디로 올지, 갈지를 알 수 없어 답답했다. 또 태국에선 그랩만 제휴돼 있어 그랩이 잡히지 않는 곳에선 카카오T도 속수무책이다. 대체제로 볼트를 이용했다. 최근엔 구글 맵에서도 그랩택시를 호출할 수 있게 된 만큼 로밍 서비스를 확대하려면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와의 제휴 확대가 필요해 보였다.
  • 기자 사진 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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