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갗에 센서 인쇄"…韓 연구진, '지능형 전자피부' 세계 최초 구현

변휘 기자 기사 입력 2022.12.29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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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형 전자피부 모식도./사진제공=KAIST 조성호
지능형 전자피부 모식도./사진제공=KAIST 조성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서울대 연구진이 참여하는 국제연구팀이 세계 최초의 '지능형 전자피부' 개발에 성공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조성호 KAIST 전산학부 교수, 고승환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 미국 스탠퍼드대 제난 바오(Zhenan Bao) 교수의 공동 연구팀이 이 같은 성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에 29일 게재했다고 밝혔다.

전자피부는 딱딱한 전자소자를 피부처럼 유연하고 늘어나는 형태로 만든 것이다. 사람 피부에 부착하면 인체의 움직임을 측정할 수 있어 가상현실 구현에 활용할 수 있다. 다만 기존의 장비는 크기가 크고 유연성이 떨어지는 등의 문제로 실제 활용은 어려웠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전도성 액체를 직접 피부에 분사한 후 나노미터(㎚) 단위의 전도성 그물 망사를 이용자의 손에 자동으로 인쇄하는 새로운 방식을 적용했다. 연구팀은 손 위의 전도성 그물망이 이용자 움직임에 따라 늘어나면서 전기신호가 발생하는 것을 관측했고, 이때 획득한 정보를 블루투스 통신장치를 통해 무선으로 전송했다.

이후 전송된 여러 종류의 전기신호를 인공지능이 스스로 비교·학습하는 과정을 거쳐 서로 다른 손동작을 구별하게 했고, 이용자가 특정 동작을 몇 번만 반복하면 가상공간에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또 키보드 없이 손동작만으로 글자를 입력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임의의 물체를 문지르는 것만으로도 물체의 모양이 화면에 그려지게 하는 등 다양한 가상현실 플랫폼 기술 구현에도 성공했다.

조 교수와 고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전자 피부와 최신의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한 첫 사례"라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사용자 편의성을 증대시켜 앞으로 메타버스를 비롯해 AR·VR(증강·가상현실), 원격의료, 로봇공학 분야에서 기술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이용자의 피부에 직접 센서를 인쇄하는 방식을 통해 웨어러블 기기의 착용성을 대폭 증가시킬 수 있게 됐다"며 "다양한 가상현실 기술뿐만 아니라, 로봇 기술, 장애인 보조기술과 원격 의료기술 등에 활발히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기자 사진 변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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