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든지 기업에 자율주행 실증사업의 장을 제공할 의향이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0일 오후(현지시간) 'CES 2024' 동행 기자단 간담회에서 "모빌리티(이동성)의 싸움이 되면 자율주행이나 도심항공교통(UAM) 싸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서울시가 기업을 돕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실증사업을 하는데 지원하고 자율주행할 기회를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번 CES에서) 기업에 던져 봤는데, 기업들이 (안전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다"며 서울시가 강남과상암, 청계천 등에서 진행 중인 '레벨3(운전자가 시스템 요청 시 운전하는 조건부 자율주행)'을 넘어 '레벨4(운전자가 시스템에 개입하지 않는 자율주행)' 단계까지 실증사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이 CES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9~10일 양일간 현장을 둘러본 그는 "총성 없는 전쟁터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제한 뒤 "(저는) 구체적으로 말을 하러 온 게 아니라 공부하러 온 것"이라며 "하루종일 돌아다니며 본게 온디바이스인공지능(AI)"이라고 소개했다. 실제 기업들도 올해 CES의 화두로 '온디바이스AI'를 꼽았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9일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서울 이노베이션 포럼'에서 '서울 스마트 라이프 위크'를 올 10월 개최하고 한국판 CES로 키우고 싶단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CES보다) 훨씬 더 소비자 위주의 행사를 하고 싶다"며 "서울이 최첨단 과학기술이 일상생활 속에서 구현되는 도시인데, 그걸 대표할 만한 엑스포가 없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CES는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사람에게 집중된 전시회를 하고 싶다"는 뜻을 거듭 확인했다.

아울러 올해와 내년에 약자동행 기술에 3분의1 정도의 공간을 할애하겠다고도 했다. 오 시장은 "시니어 사회가 되어가는데 수요는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CES에 버금갈만한 대규모 컨벤션 시설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선 "올해는 첫해라 많이 올지 확실치 않다"라며 "내년엔 5월 말이나 6월 초쯤 개최하려 하는데, 그때는 판을 크게 벌여서 온다는 곳이 많으면 한강 변도 괜찮을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11일에 둘러본 라스베이거스의 대표 랜드마크 'MSG 스피어'와 업무협약을 맺고 국내에 건립 예정인 '하남 스피어'와 관련해선 "스피어를 두고 하남하고 서울이 경쟁할 뻔했다"면서 "나도 관심 있고, 하남에서도 너무 하고 싶어했지만 하남에 해도 한강 변인데 굳이 그걸 서울로 끌어들일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고) 어차피 서울시민, 경기도민이 즐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 시장은 최근 이슈로 부각된 경기도 인접 도시를 서울로 편입하는 '메가시티' 구상에 대해선 "공천이 끝나면 경기도 공천을 받은 사람들이 다 들고나오게 돼 있다"며 "서울과 생활권을 같이 하는 지역에선 여야 할 것 없이 다 들고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