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차 더는 공상과학 아니다"…美 석학이 조언한 '韓 전략 셋'

제주=김인한 기자 기사 입력 2022.10.23 13:45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공유하기
글자크기

[인터뷰] 마르코 파보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AI 자율주행차 이미 실현, 美·中이 가장 앞서"
"韓 인재 양성, AI 연구 고도화, 파트너십 중요"

마르코 파보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그는 지난 21일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주관 '국제 미래 모빌리티 기술 심포지엄' 참석차 제주를 방문해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제공=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마르코 파보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그는 지난 21일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주관 '국제 미래 모빌리티 기술 심포지엄' 참석차 제주를 방문해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제공=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마르코 파보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에게 '자율주행차 실현 시점'을 묻자, 그는 웃으며 손을 가로저었다. 미국 피닉스·샌프란시스코에서는 2년 전부터 자율주행 서비스가 실현됐다는 것. 그는 "자율주행차 실현 시점이 아니라 언제 모든 사람에게 자율주행 기술이 범용될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했다.

파보네 교수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 기반 자율주행 분야는 현재 미국과 중국이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완전한 자율주행을 의미하는 '레벨4' 기술을 확보하기까진 여전히 10년 가량 걸린다고 봤다. 자율주행차는 AI와 데이터는 물론 반도체와 같은 첨단산업을 활용해야 하는 분야다. 특히 한국의 주력산업인 '자동차'도 변화의 흐름과 마주했다.

그는 또 자율주행 시장은 여전히 무주공산인 탓에 공학자가 많은 국가가 경쟁 우위에 설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특히 △인재 양성 중요성 △AI 연구자와 기존 자동차 산업 간 연계 필요성 △현대차와 앱티브의 합작사 '모셔널'과 같은 해외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추가로 최근 SK C&C 데이터센터 화재와 관련해 자율주행차 성능 향상에도 데이터 안전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파보네 교수는 스탠퍼드대 자율주행 시스템 연구소(ASL) 소장을 역임하고 있다. 엔비디아(NVIDIA)와 자율주행차 연구를 수행하는 젊은 석학이다. 지난 21일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주관 '국제 미래 모빌리티 기술 심포지엄' 참석차 제주를 방문한 그를 만나봤다.

마르코 파보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지난 21일 제주 친환경스마트자동차 연구센터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자율주행차 분야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한국에 인재 양성, 인공지능(AI) 연구 강점 고도화, 산업 연계 등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사진=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마르코 파보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지난 21일 제주 친환경스마트자동차 연구센터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자율주행차 분야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한국에 인재 양성, 인공지능(AI) 연구 강점 고도화, 산업 연계 등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사진=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자율주행차는 언제 실현될까.
▶이미 서비스되고 있다. 테스트 차량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미국 피닉스와 샌프란시스코에선 택시를 부르면 로봇택시(자율주행차 지칭)가 온다. 완전 자율주행은 아니더라도 부분 자동화에도 사람들은 비용을 지불한다. 지난 2년 동안 자율주행 기술을 시제품에서 제품으로의 상당한 가속화가 있었다. 따라서 지금 문제는 기술을 언제 가질 수 있느냐가 아니라 이 기술이 언제 모든 사람에게 범용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5~7년 정도면 자율주행차를 가질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레벨4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은 여전히 10년이 걸린다고 예상한다.

-자율주행 실현 과정에서 기술적 난관은.
▶로봇택시의 도전적 과제 중 하나는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이다. 예컨대 한국과 미국 사람은 다른 행동 방식을 취한다. 사람의 행동을 예측하는 데 쓰이는 AI 모델을 지역·국가에 맞춰 조정하고 재학습시켜야 한다. 지역·국가별 매핑(mapping·지도를 만드는 일)도 필요하다. 방대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AI 모델을 지역·국가에 맞춰 최적화할 때, 데이터양을 최소화하는 개발이 필요한 이유다. 사업을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만드는 확장성도 중요한 이슈 중 하나다.

-경제적 관점에선 아직 실현가능하지 않다고 보는 건가.
▶아니다. 경제적으로 이미 가치가 있다. 다만 언제 완전 자율주행이 실현될 수 있을지 예측하긴 어렵다. 수십년은 아니더라도 확실히 몇 년은 더 걸린다. 하지만 2020년부터 이정표를 달성했다. 테슬라에서도 매우 진보된 운전보조 시스템을 개발했고 안전을 향상시키고 있다.

마르코 파보네 스탠퍼드대 교수는 현재 학내에서 자율주행 시스템 연구소(ASL) 소장을 역임하고 있다. 엔비디아(NVIDIA)와 자율주행차 연구도 수행하는 젊은 석학이다. / 사진=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마르코 파보네 스탠퍼드대 교수는 현재 학내에서 자율주행 시스템 연구소(ASL) 소장을 역임하고 있다. 엔비디아(NVIDIA)와 자율주행차 연구도 수행하는 젊은 석학이다. / 사진=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미국은 구글 웨이모와 제너럴모터스(GM) 자회사 크루즈 등이 기술 경쟁을 펼치고 있다. 2020년 미국 피닉스에서 첫 무인택시가 상용화된 이후 샌프란시스코 등 각 지역에 자율주행 서비스가 도입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바이두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급성장 중이다.

-현재 자율주행 기술을 선도하는 국가는.
▶미국과 중국이 이끌고 있다. 미국이 여전히 우위에 있지만 그들(중국)은 매우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자동차가 운전의 대부분을 수행하지만 여전히 기본적으로 인간의 제어가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 웨이모, 크르주, 테슬라 등부터 중국의 바이두가 대표적이다.

-두 국가를 추격하려면 한국은 어떤 전략을 펼쳐야 하나.
▶자본과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유능한 엔지니어(공학자)가 있어야 한다. 자율주행 분야는 7~8년 전에 비하면 훨씬 진보했지만, 여전히 50~100명의 엔지니어를 가진 기업이 선두가 될 수 있다. 자동차에 AI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일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어느 분야든 투자가 없으면 어렵다. 또 다른 방식은 파트너십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엔비디아가 관련 협력에 나섰다. 현대차도 앱티브와 합작해 모셔널이라는 조인트벤처를 만들었다. 또 카이스트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AI 분야에 다수의 연구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AI 지식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기업과 연계가 필요하다. 이처럼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한국에선 최근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국민 범용 서비스가 마비됐다. 자율주행차 실현에도 데이터 안전과 신뢰성은 중요하지 않나.
▶그렇다. 다만 자율주행차는 모든 계산을 차 안에서 수행한다. 따라서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각 차량에 대한 변경 사항은 많지 않다. 하지만 문제는 자율주행차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향상하려면 그와 같은 인프라(데이터센터)에 의존해야 한다. 데이터센터 장애가 생기면 몇 달 동안 차량 성능을 향상시킬 수 없다는 의미다. 개발이 지연될 수 있다. 자율주행차 경쟁에서 누군가 추격하고, 시장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에 문제가 될 수 있다.

관련기사

  • 기자 사진 제주=김인한 기자

이 기사 어땠나요?

이 시각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