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멘붕' 스타트업 CEO, '멘탈·사업' 모두 잡은 비결[유니밸리]

최태범 기자, 김유경 기자, 류준영 기자, 이민하 기자 기사 입력 2022.08.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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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밸리-고려대학교 3-4]오정민 히든트랙 대표 "터부시하는 심리상담, '사담'으로 비용·부담 낮춰"

[편집자주] '스타트업 발상지' 미국에서는 하버드, 스탠퍼드,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등 주요 대학들이 학생 창업을 이끌고 있다. 기업가정신 교육부터 외부 투자유치까지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국내 대학들도 상아탑의 틀에서 벗어나 변화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같은 무대를 꿈꾸며 혁신 창업생태계로 변신하는 '유니밸리'(University+Valley)를 집중 조명한다.
오정민 히든트랙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오정민 히든트랙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코로나19(COVID-19)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는 좋았다. 대면으로 진행되는 아이돌 행사의 스케줄, 스포츠 경기, 화장품 세일기간 등 관심일정을 구독하는 플랫폼 '린더'로 세계인의 일상을 파고들며 적지 않은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로 대면 행사가 사라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큰 위기를 겪자 함께 사업에 뛰어들었던 팀은 뿔뿔이 흩어졌고, 사업을 피봇팅(pivoting·다른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 해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

그룹 심리상담·멘탈공유 프로그램 '사담'은 이 같은 고민의 끝에서 지난 5월 탄생했다. 오정민 히든트랙 대표는 4년여간 이어온 린더가 휘청거린 이후 심리적으로 상당히 위축됐고 직접 상담을 받던 중 겪었던 불편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담을 기획했다.

오 대표는 "누구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나는 정말 힘들지 않다'고 장담하는 사람이 가장 심각한 경우가 많다. 나 또한 그들 중 한 명이었다"며 "사람들과 눈 마주치기를 무서워했고 대화를 기피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연말 몇 달을 혼자 시간을 보내며 업무와 일상으로부터 멀어졌다. 도피나 잠수 같은 극단적인 행동을 막기 위해 다양한 정신건강 서비스에 참여하며 개인적인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했다.



경제적이면서도 심적 부담 줄여주는 그룹상담 '사담'


사담은 미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집단상담을 벤치마킹했다. 상담 주제별로 그룹화한 뒤 전문 상담사와 매칭한다. ZOOM을 활용한 비대면·익명 상담이 진행되며 코로나19 안정기 때는 오프라인 그룹상담도 추진할 계획이다.

오 대표는 "우리나라는 정신 관련 상담을 터부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직접 상담을 받아보니 심리상담이 더욱 경제적이면서도 참여자들의 심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어야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상담이 부담스럽다면 사담이 있다"며 "사담은 그룹화를 통해 4주간 진행되는 평균 비용을 일반적인 일대일 상담의 1회 수준으로 낮췄고 가급적 같은 연령대 같은 성별이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친구한테는 절대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지만 오히려 낯선 사람에게는 민낯을 보여줄 수 있다. 서로 신원을 공유하지 않고 익명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더욱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사담의 주요 이용자는 3040세대 여성이다. 육아·이혼·임신 등 공통된 고민을 나누며 서로 힐링을 주고받는다. 오 대표는 "우울증 치료 같은 의료적 효과가 아니더라도 '당신도 힘들구나'라는 공감을 통해 밝은 분위기에서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한 이용자는 사담 후기에서 "아이의 삶을 보조하는 도구로만 존재하게 된 처지가 비참했다"며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고 나조차 들여다보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털어놓자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첫 회차가 끝난 그날 오랜만에 푹 단잠을 잤다"고 밝혔다.

사담에 참여하는 전문가는 온라인을 통해 시·공간 제약 없이 상담할 수 있어 기존 업을 유지하면서도 부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오 대표는 재외국민·취업준비생 등 이용자층을 확대해 매월 30~40개의 그룹상담을 운영한다는 목표다.



국내 멘탈 헬스케어 시장 개척…"우선 내실화 집중"


오정민 히든트랙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오정민 히든트랙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고려대 산업정보디자인학과 13학번인 오 대표는 재학 중 히든트랙을 설립했다. 회사 이름은 학교 인근 수제 맥주집에서 따왔다. 이용자는 줄었지만 잠재력이 있는 린더와 사담을 병행하며 건강한 성장 기반을 만들어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사담을 통해 아직 시장구조가 자리 잡지 않은 국내 멘탈 헬스케어 분야를 개척해 나간다는 목표다. 오 대표는 "스타트업은 물론 대기업, 벤처캐피탈(VC) 등과 연계해 각사 고객이나 포트폴리오사에 대한 심리상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용자를 늘리기에 앞서 내실을 갖추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며 "상담은 최소 3번 이상 진행돼야 필요성을 느낀다고 한다.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도 장점과 필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사담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3400만명이 보는 韓 레시피 채널...외국인 입맛도 점령
[유니밸리-고려대학교 3-3]이문주 쿠캣 대표

이문주 쿠캣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이문주 쿠캣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해외 박람회에 나갔는데 '쿠캣'을 다 알고 있는 거예요. 홍콩에 오프라인 매장을 낸 것도 박람회에서 반응을 보니 되겠다 싶어서였죠."

이문주 쿠캣 대표(35·사진)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세계적으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식품회사가 되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쿠캣은 국내 최대 음식커뮤니티 '오늘뭐먹지'와 요리동영상채널 '쿠캣', 간편식 전문 온·오프라인 쇼핑몰 '쿠캣마켓'을 운영하는 아시아 푸드트렌드 선도기업이다.

'오늘뭐먹지' 구독자가 540만명, 레시피채널 '쿠캣' 구독자가 2747만명 등 전세계 이용자가 총 3400만명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은 390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고 가파른 성장세에 LB인베스트먼트 등 9개 투자사가 지난 6월 320억원을 투자했다. 누적 투자유치금액은 490억원에 이른다.

'오늘 뭐 먹지' 콘텐츠 사례/사진제공=쿠캣
'오늘 뭐 먹지' 콘텐츠 사례/사진제공=쿠캣
영상콘텐츠 제작역량이 이같은 성과의 바탕이 됐다. 쿠캣은 4개 전용 스튜디오를 갖추고 양질의 푸드콘텐츠를 자체 제작한다.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할 뿐 아니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을 통해 생생한 영상콘텐츠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1~2인가구를 대상으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간편식을 판매하는 전략을 펼친다. 지속가능한 다이어트를 위한 간편식 '띵커바디'와 '딸기쏙우유 찹쌀떡' '매콤크림 닭갈비' 등 독특하고 맛있는 간편식을 제공하는 '쿠캣메이드'가 쿠캣의 대표 브랜드다.

콘텐츠가 언어장벽이 낮은 요리영상 중심이다 보니 쿠캣의 글로벌 진출도 막힘이 없다. 실제 쿠캣 콘텐츠 트래픽의 85%는 해외에서 발생한다. 이 대표는 "영상이 나갈 때마다 적게는 수백만 명, 많게는 수천만 명의 인터랙션이 있다"며 "홍콩의 경우 오프라인 매장을 열자마자 사람들이 몰려와 인기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미식 도시 '홍콩'도 반한 쿠캣…해외 간편식 매장 확대


쿠캣마켓 오프라인 매장/사진제공=쿠캣
쿠캣마켓 오프라인 매장/사진제공=쿠캣
이 대표가 창업에 나선 것은 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이던 2013년이다. 대기업 면접날 취업과 창업을 놓고 고민하다 '100억원 기업을 만들어보자'며 27세에 호기롭게 창업을 선택했다. 이 대표는 "창업과목을 듣다 아이디어가 실제로 구현되는데 재미를 느꼈다"며 "팀 내 사업 아이디어가 상까지 받으면서 자신감을 얻어 창업하게 됐다"고 밝혔다. 와이파이(무선인터넷), 주차, 스터디카페 등 원하는 조건을 입력하면 해당 조건에 부합하는 업체를 지도에 표시해주는 '모두의지도'였다. 이 대표는 지도에 넣을 수 있는 콘텐츠로 푸드에 주목하고 당시 '오늘뭐먹지'를 서비스하는 '그리드잇'과 합병을 추진했다. '모두의지도'와 '그리드잇'이 합쳐지며 쿠캣이 탄생한 것.

창업 8년 만인 현재 쿠캣은 홍콩에 오프라인 매장 4곳을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쿠캣은 2019년 4월 서울 잠실에서 팝업스토어 형태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다 지난해 4월 서울 코엑스에 첫 정식 매장을 냈다. 이후 홍콩에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4개 매장을 잇따라 열었다. 국내 2호 매장은 지난 8일 서울 신촌에 개장했다. 제주에는 숍인숍 형태로 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 대표는 최근 확보한 300억원대 투자금으로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해외 오프라인 매장을 연내 2배로 늘리는 등 글로벌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올해 홍콩 매장을 한두 곳 더 열고 싱가포르에도 진출해 연내 2개 매장을 낼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인도네시아, 베트남, 호주에도 매장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외국 커뮤니티를 보면 과거 한국음식은 일식, 중식, 베트남식보다 맛도 없고 건강하지 않은 음식으로 취급됐으나 지금은 달라졌다"면서 "최근 K팝, 영화, 드라마 등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선호도가 높아졌지만 쿠캣도 2016년부터 한국음식을 세계에 알리고 경험하게 하는 역할을 하면서 한국음식의 위상을 높여왔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레시피 채널 쿠캣코리아의 콘텐츠 사례/사진제공=쿠캣
레시피 채널 쿠캣코리아의 콘텐츠 사례/사진제공=쿠캣


"요즘 카페에서 스타트업 얘기 많이 들어…2014년 실리콘밸리 분위기 느껴"


창업 후 언제 어려웠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항상 힘들다. 특히 의사결정이 힘들다. 모든 스타트업이 그렇겠지만 따라하는 길이 아니기에 이게 맞나하는 고민이 가장 크다"고 답했다.

대학생 창업이 8년전에 비해 좋아졌다는 생각이 드는 건 카페에 갈 때라고 했다. 이 대표는 "2014년 스태포드대학에 갔을 때 창업한 형을 만났는데 카페, 음식점, 술집 등 사람들이 모인 곳이면 길거리 계단에서도 스타트업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며 "당시 사시·행시 등 국가고시나 대기업 취업 준비를 했던 국내 대학 분위기가 요즘 실리콘밸리를 닮아가고 있다. 창업하려는 학생들이 많아지면 팀 구성이 쉬워 교내 창업도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도 음식 콘텐츠를 통해 K푸드를 전세계에 알리고 경험하게 하는 역할을 하면서 지속가능한 회사로 이끌어 가겠다"고 밝혔다.
그래픽: 김다나 디자인기자
그래픽: 김다나 디자인기자




"명품 아파트는 있는데 1인가구를 위한 브랜드는 없잖아요"
[유니밸리-고려대학교 3-2]이병현 스테이즈 대표 "다양한 주거 콘텐츠로 1인 가구 삶의 질 높인다"

이병현 스테이즈 대표/사진=김휘선 기자
이병현 스테이즈 대표/사진=김휘선 기자
"명품 브랜드 아파트는 있지만 1인 가구 주거공간을 대표하는 브랜드는 아직 국내에 없잖아요. 그걸 만들고 싶습니다."

이병현 스테이즈(stayes) 대표와의 대화 중 '1인 가구 주거공간 대표 브랜드'라는 표현에 귀가 번쩍 띄었다. 이제껏 주머니가 가벼운 MZ세대(1980년~2000년생, 밀레니얼~Z세대)들에게 주거시설의 선택지라면 다닥다닥 붙어 있고, 창문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가격 폭이 다른 '고시원', 위치나 부엌 등 평수에 따라 선호도가 크게 갈렸던 '오피스텔 원룸', 외로움을 없앨 어울림의 강도가 높지만 지나친 간섭과 개입이 때론 갈등의 요인이 되기도 하는 '셰어하우스' 등을 꼽는다. 공통적으로 내 몸 하나 누울 수 있는 작은 공간만 확보된다면 그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이제부턴 1인 가구의 삶의 질도 고려할 때라고 말하는 이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스테이즈를 합리적인 가격에 양질의 주거공간을 지향한 대한민국 대표 코리빙하우스로 가꾸고 싶다"고 밝혔다. 코리빙하우스는 침실 등 개인공간은 따로, 주방이나 거실 등은 공유하는 새로운 주거형태를 말한다. 입주하는 세입자 특성에 맞춰 공유공간을 다양하게 꾸밀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를 테면 1층을 공유오피스로, 최상층은 카페로 꾸미는 식이다.

2014년 설립한 스테이즈는 첫 사업아이템으로 '부동산 중계플랫폼'을 구축·운영했다. 동종 프롭테크(property+technology, 부동산 기술)업체인 '직방'이 공인중개사들이 보유한 매물을 올리는 광고 플랫폼이라면, 스테이즈는 자체적으로 확보한 매물만 올리고 중계하는 채널이다. 이 대표는 부동산 중계 플랫폼을 통해 얻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4년 전부터 코리빙하우스를 시작했다.

그는 "플랫폼을 통해 세입자가 원하는 지역과 가격대, 방 타입, 내부 인테리어 등 일종의 수요 예측 데이터를 얻었다"면서 "이 데이터를 잘만 가공하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만족할만한 코리빙하우스를 운영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스테이즈의 연평균 계약수는 약 3000명이며, 이를 통해 얻은 고객 데이터베이스(DB)는 4만건, 매물DB는 5만호실에 이른다. 이를 기반으로 구축한 스테이즈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필요한 방 조건을 남기면 전문 상담원이 조건에 맞는 방을 찾아 연락을 드립니다'라는 문구가 나온다. 다른 업체와 차별화 포인트를 빅데이터를 통해 확보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병현 스테이즈 대표/사진=김휘선 기자
이병현 스테이즈 대표/사진=김휘선 기자
이 대표는 최근 '펫(PET·반려동물) 특화 코리빙하우스'를 준비 중이다. 이 대표는 "대학가에도 애완동물을 키우는 붐이 일면서 애완동물과 함께 살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졌지만 기존 임대인들은 반려동물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면서 "최근 리모델링을 위해 매입한 건물은 대지면적 60% 정도를 애완동물과 함께 걸을 수 있는 산책로로 꾸미고 펫에 특화된 주거시설로 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별에 맞춰 내부 옵션을 달리하는 코리빙하우스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 대표에 따르면 대체로 여성은 집이 작더라도 수납장을 중요하게 여기고 화이트나 파스텔 등 고급스러운 색감을 적용한 가구를 선호한다. 남성은 가구를 빼더라도 공간을 널찍하게 쓸 수 있는 큰 방을 갖고 싶어한다. 이런저런 취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성별에 따라 고를 수 있는 타입의 방을 2~3개 정도 디자인한다는 구상이다. 물론, 방역과 보안, 방음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필수 요소다.

스테이즈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MZ세대에게 적합한 가격도 제시한다. 이 대표는 "일반적으로 대학생, 결혼 직전에 30대 사회 초년생들을 묶어서 봤을 때 월세 상한선이 80만원 정도였고, 전세 매물에 대한 선호도도 일부 있었다"며 "세입자 사정에 맞춰 보증금 비율, 월세 비율을 각각 조정할 수 있는 유연한 가격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스테이즈의 최고 보증금은 5000만원이다. 타사 코리빙하우스는 1000만원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대신 필수계약 기간이 1년 이상 늘어난다. 그는 "이런 구성을 통해' 이왕이면 스테이즈'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했다.

이 대표는 창업에 이르기까지 고려대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사무실 지원부터 선배 창업가, 법률 전문가 등을 연계한 멘토링이 창업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인구 수는 정점을 찍고 떨어지고 있지만 1인 주거 가구는 가파르게 성장하는 유일한 가구"라며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분석해 개성 있는 콘텐츠가 가득한 코리빙하우스를 만들어 더 나은 삶의 질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니콘 잡으러 범 내려온다"…혁신 꿈트는 안암골 창업요람
[유니밸리-고려대학교 3-1]정석 고려대 크림슨창업지원단장 "사회적가치 창출 '사명감' 갖춘 창업가 키워낼 것"

정석 고려대학교 크림슨창업지원단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정석 고려대학교 크림슨창업지원단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최근 CJ와 신세계그룹 계열 투자사에서 동시에 대규모 투자를 받은 간편식 판매 스타트업 '쿠캣', 국내외 현지 여행상품과 온라인 여행프로그램 중개플랫폼 '마이리얼트립', 국내 1위 샐러드 전문 프랜차이즈 브랜드 '샐러디', 책 저자나 사회 유명인사가 직접 모임장을 맡는 것으로 유명한 독서모임 커뮤니티 서비스 '트레바리' 등은 해당 분야에서는 '모르면 간첩'일 정도로 성공한 스타트업들이다. 기발한 생각과 시도로 전에 없던 시장을 개척한 이들은 모두 고려대학교가 배출한 '창업 호랑이'들이다.

정석 고려대대학교 크림슨창업지원단장은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창업가들은 당연히 회사의 성공을 추구하는 게 맞지만, 동시에 자신이 속해 있는 지역사회와 융합해 더 나은 가치를 발견하고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며 "경제적 성공을 넘어 사회적으로 기여하겠다는 '사명감'을 갖춘 창업가들을 배출하는 지원 체계를 갖추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개성만점 혁신 스타트업 '쿠캣·마이리얼트립' 키운 '호랑이' 기운


고려대 크림슨창업지원단은 교내 마련된 창업전담기구다. 1999년 창업보육센터를 시작으로 학생창업을 지원해오다가 2018년 5월 연구부총장 직속으로 신설됐다. 산학협력단, 기술지주회사, 융합연구원 등 교내 창업 관련 부서들을 조율해 유기적으로 지원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고려대는 예비창업가 육성부터 성장까지 돕는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창업 의지가 있는 학생들에게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 비용을 단계별로 지원한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초기창업패키지' 주관기관도 맡고 있다. 초기창업패키지 사업을 통해서만 최근 3년간 69개 창업기업을 지원했다.

학생들의 창업 지원이 특히나 활발하다. 지난해 지원받은 창업동아리 수는 97개, 576명에 달한다. 매 학기마다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실제 사업화할 수 있게 돕는 '캠퍼스 CEO 창업경진대회'도 연다. 지난해 350명이 참가한 가운데 8개팀에 상금 500만원을 지원했다. 창업 전주기에 걸쳐 폭넓게 지원하면서 쿠캣이나 마이리얼트립, 샐러디뿐 아니라 분야별로 특색있는 스타트업들을 지속적으로 배출했다. 개인 재능공유 플랫폼 '탈잉', 실험실 시약관리 플랫폼을 만든 '랩매니저', 대학생과 20~30대 1인가구 서비스를 개발하는 '스테이즈', 특허의 중복 여부 등을 7초만에 찾아내는 인공지능(AI) 특허조사관 '브루넬', 잔돈 자동저축 서비스로 MZ세대 필수앱이 된 '티클', 인생머리를 찾아주는 콘셉트로 미용실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온라인 플랫폼 '드리머리' 등이다.


개척마을··엑스개러지 등 풍부한 교내 창업 인프라 장점


KU개척마을(파이빌)은 가장 첫 번째로 지원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창업 공간이다.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놀이터를 표방한다. 보통 18~22개의 창업팀이 최장 6개월까지 입주한다. 누구나 첫 발을 내딛을 수 있게 심사나 평가 같은 진입장벽을 없앤 게 특징이다. 운영은 모두 참여 학생들에게 맡겼다. 정 단장은 "막연한 아이디어만 갖고 시작한 학생들부터 영화 촬영이나 유튜브 영상을 만들려는 팀, 로켓 제작팀 등 봉이 김선달 같은 학생들이 모여서 이것저것 해보면서 경험해볼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디어를 다듬은 창업팀은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메이커스페이스'와 '엑스개러지'(X-Garage)는 창업 연계형 전문 창작공간이다. 3D 프린터와 스캐너 등 시제품 제작을 위한 첨단장비를 갖췄다. 창업팀은 전문적인 기술 지원부터 법, 금융, 홍보, 특허 등 업무에 대한 지원도 받는다. 이 외에도 바이오 분야 'KU매직' , 경영대학의 '스타트업스테이션' 같이 분야에 따라 전문적인 창업지원 인프라를 갖췄다. 정 단장은 "학생들이 뭔가 해보겠다고 했을 때는 처음 받을 수 있는 지원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공간뿐 아니라 선배 졸업생과 재단 등에서 받은 기부금을 모아 학생들에게 최소 500만원씩 총 2억~3억원을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학생창업펀드 등 조성 투자 연계…'KU구국창업펀드'도 준비


정석 고려대학교 크림슨창업지원단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정석 고려대학교 크림슨창업지원단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창업가들을 위한 교육과정도 개발했다. 2008년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창업 전주기 정규 교과목인 '캠퍼스 CEO' 과목을 개설했다. 2019년 2학기에는 '기술창업 융합전공'을 만들었다. 이 외에도 벤처경영, 기술창업전략, 데이터 분석을 위한 프로그래밍 언어 등 공과대학 7개 학부(과)와 경영학과, 컴퓨터학과 등 9개 학부(과)가 참여하는 창업 관련 교과목을 운영 중이다.

직·간접적인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올해부터 2년간 학생창업펀드인 'KU구국창업펀드(가칭)'를 조성해 창업가를 지원할 계획이다. 후속 투자 연계는 고려대 기술지주회사가 맡고 있다. 고려대창업펀드, 기술사업화촉진펀드, 고려대 대학창업 제1호, 공공기술사업화촉진 개인투자조합 1호 등 204억원 규모 투자재원을 마련했다. 유망기술 창업기업들의 투자유치를 위한 투자설명회(IR) 'KU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등도 운영한다. 정 단장은 "학생창업 기부금을 통해 연 5억원씩 2년간 10억을 확보해 전용 펀드를 만들 계획"이라며 "교내 모든 창업팀의 관리와 지분확보, 기부받은 기업 지분의 관리와 이윤 추구 등을 목표로 선순환 지원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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