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아마존·MS, 車시장 침공 개시…미래차 '구심점' 뒤바뀐다[CES+]

라스베이거스(미국)=이강준 기자 기사 입력 2023.01.05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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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3

올해 CES 2023에선 구글은 인공지능, 아마존은 e커머스,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가 아닌 모두 자동차·모빌리티 관련 기술을 선보인다. 외부의 침공을 받은 완성차 업계도 이번 CES에서 소프트웨어를 앞세운 부스를 꾸며 맞불을 놓는다. 소프트웨어가 미래 자동차 시장의 핵심이 되면서 관련 기술을 가진 웬만한 빅테크 기업은 모빌리티 사업에 진출해 생긴 모습이다.

5일 CES 2023를 주최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 등에 따르면 지난해 CES엔 불참한 구글·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이 마련한 부스의 핵심 주제는 '오토모티브(Automotive·자동차)'다. IT(정보통신기술) 공룡이 하나 같이 자동차, 모빌리티를 이번 CES의 테마로 잡았다는 것.
3일 오후3시쯤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횡단하는 트램에 구글의 OS(운영체제) 안드로이드 전면 광고가 부착돼있다/사진=이강준 기자
3일 오후3시쯤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횡단하는 트램에 구글의 OS(운영체제) 안드로이드 전면 광고가 부착돼있다/사진=이강준 기자
구글은 대다수 모빌리티 업체가 부스를 마련한 라스베가스 컨벤션 센터(LVCC) 웨스트홀이 아닌 근처 외부 공터에 전용 부스를 마련했다.
관람객이 구글의 자동차용 OS(운영체제) '안드로이드 오토'를 체험할 수 있게 꾸몄다. 안드로이드 오토를 통해 음성만으로 차량을 조작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인다. 구글은 라스베이거스를 관통해 광고 효과가 높은 트램에도 안드로이드 광고를 부착했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완성차 기업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기술이다. 운전자가 완성차 회사가 재원을 투입해 개발한 자체 내비게이션을 쓰지 않고 스마트폰 앱을 사용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구글 부스 옆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앱티브가 체험 부스를 마련했다.

아마존은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와 협업해 자사 인공지능(AI) 알렉사가 자동차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 보여줄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자체 개발한 차량 소프트웨어를 공개한다.


소프트웨어 중심 미래車 시대…소니 전기차 시장 눈독


4일(현지시간) 오후 4시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IT 박람회 CES 2023에서 독일 자동차 부품 기업 보쉬의 부스 모습. 소프트웨어로 정의된 자동차(SDV·Software Defined Vehicle)이 눈에 띈다/사진=이강준 기자
4일(현지시간) 오후 4시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IT 박람회 CES 2023에서 독일 자동차 부품 기업 보쉬의 부스 모습. 소프트웨어로 정의된 자동차(SDV·Software Defined Vehicle)이 눈에 띈다/사진=이강준 기자
IT 기업이 자동차 산업으로 진출한 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미래차 시장이 완성차 업체가 그동안 쌓았던 엔진 등 하드웨어가 아니라 자율주행·전기차 등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로 정의된 자동차(SDV·Software Defined Vehicle)가 최근 완성차 업계의 화두가 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완성차 회사가 엔진 등 기본 하드웨어를 설계하고 그 위에 차량용 OS 등 소프트웨어를 얹는 방식이었다면, 이젠 소프트웨어를 먼저 개발하고 여기에 맞는 하드웨어(차)를 설계하는 SDV 중심으로 산업을 재편해야 한다는 자동차 업계의 고민이 담긴 단어다.

SDV 시대엔 소프트웨어 기술만 있으면 누구나 자동차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이번 CES에서 많은 관심을 받는 소니도 일찌감치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소니는 자율주행 핵심 부품인 센서, 솔루션 등 관련 역량이 충분하고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도 판매하는 등 차량에 담길 콘텐츠도 가진 회사다.

소니는 이날 오후 5시쯤 자사 전기차 브랜드 '아필라(AFEELA)'의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2025년 양산 예정인 아필라는 최대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시스템이 적용되고,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5 수준의 고성능 프로세서가 탑재될 전망이다. 카와니시 이즈미 소니혼다모빌리티(SHM) 사장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전기차에 플레이스테이션5를 도입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드웨어 전문가 완성차 업계, CES서 '소프트웨어 맞불'


/사진제공=콘티넨탈
/사진제공=콘티넨탈
완성차 업계도 소프트웨어를 앞세워 CES 부스를 꾸렸다. 전 세계 자동차 부품 시장을 장악한 회사들마저도 소프트웨어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운다.

폭스바겐그룹은 자사 브랜드가 아닌 그룹사의 자율주행 전문 기업인 카리아드(CARIAD)가 부스를 차렸다. 메르세데스-벤츠도 부스에서 신차를 공개하기보다 신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소개하기로 했다.

독일 부품사 보쉬는 클라우드 기반 운전자 보호 서비스 라이드케어와 오프-존(off-zone) 충돌 감지 기술을 선보인다. 오프 존 기술은 차량에 탑재된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이 충돌 발생시 정확한 시기에 맞춰 최적의 각도로 에어백이 터지게 해준다. 콘티넨탈은 무선 업데이트(OTA) 관련 기술을 공개한다.
국내 기업도 소프트웨어에 방점을 둔다. 부품사 HL만도와 HL클레무브는 자율주행 '레벨2+'부터 '레벨4'까지 폭넓은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인다. 아르구스·소나투스 등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체와 협업해 조성현 HL만도 수석사장 등 경영진이 직접 나서 자사 미래 모빌리티 역량을 강조할 예정이다.
  • 기자 사진 라스베이거스(미국)=이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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