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타듯 '삑'…결제환경 바꾼 애플페이

황예림 기자 기사 입력 2024.03.21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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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 카드사 지난해 해외 결제액 성장률/그래픽=이지혜
9개 카드사 지난해 해외 결제액 성장률/그래픽=이지혜
'애플페이'가 국내에 상륙한 후 해외에서 주로 사용하는 '컨택트리스 카드'가 국내 결제시장에서 보편화하는 변화가 나타났다. 애플페이 도입 1년의 성과다. 국내에 도입된 지 이제 1년 된 애플페이가 '한국의 갈라파고스화'에 균열을 내는 메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21일은 애플페이가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째 되는 날이다. 애플페이는 지난해 3월21일 현대카드와 손잡고 처음으로 국내 편의점 등에서 결제를 지원했다.

애플페이 도입 이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EMV 컨택트리스 카드의 보편화다. 컨택트리스 카드는 NFC(근거리무선통신) 단말기에 갖다대면 바로 결제가 이뤄지는 카드다. 빠르고 보안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어 해외에선 대부분 컨택트리스 방식으로 결제가 이뤄진다. 컨택트리스 결제규격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EMV다. 이는 국제카드사인 유로페이·마스터카드·비자가 만든 것으로 전세계에서 쓰인다. 애플페이도 EMV 컨택트리스 방식으로 결제를 지원한다.

애플페이가 들어오면서 국내 카드사는 EMV 컨택트리스 기능을 새로 발급하는 카드에 적극적으로 넣기 시작했다. 애플페이 도입 전엔 단말기에 긁거나 넣는 MST(마그네틱보안전송)나 IC(집적회로스마트카드) 방식의 결제만 지원하는 카드가 대부분이었다. 국내에 NFC 단말기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해외를 찾는 한국인이나 국내에서 관광하는 외국인이 카드결제를 할 때 불편을 겪어 갈라파고스화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애플페이의 상륙을 이끈 현대카드는 현재까지 발급한 신용카드의 99%에 EMV 컨택트리스 기능을 지원한다. 업계 1위 신한카드도 애플페이 도입이 가시화한 2022년 하반기부터 신규 출시한 모든 해외겸용 카드에 이 기능을 넣었다. 지난해말 기준 신한카드의 해외겸용 신용·체크카드 상품 중 EMV 컨택트리스가 적용된 카드는 71종이다. 나머지 카드사도 새로 선보이는 카드에 EMV 컨택트리스 기능을 속속 도입한다.

EMV 컨택트리스 카드가 국내에 보급된 결과 해외 결제의 편의성이 확대됐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9개 카드사의 개인 신용카드 회원이 해외에서 일시불·할부로 결제한 금액은 13조5608억원이다. EMV 컨택트리스 카드가 보편화하기 전인 2021년 9조4685억원에서 43% 급증했다. 특히 애플페이를 지원하는 현대카드의 해외 결제액(개인 신용카드 회원 기준)은 지난해 2조7258억원으로 1년 전 1조5593억원에서 75% 뛰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애플페이 도입 후 EMV 기반의 NFC 방식 결제가 국내에 확대되는 등 다양한 변화가 나타난다"며 "앞으로도 고객에게 보다 편리한 결제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결제시장에선 아직 애플페이가 충분한 확장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애플페이가 국내에서 더 활발히 사용되려면 애플페이를 지원하는 카드사가 늘어야 하는데 아직 현대카드 외엔 도입을 확정한 회사가 없어서다. 애플페이의 편의성을 높일 티머니 교통카드 기능 도입도 1년째 지지부진하다.
  • 기자 사진 황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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