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윤정현 블루시그넘 대표 인터뷰
"이모티콘으로 '글' 부담 줄이고 재미 높여"
매출 90%가 해외서 나와, 지난해 흑자전환
"우울한 날 가장 먼저 찾는 존재" 목표
"일기는 치료 효과를 내는 기록의 수단입니다. 일기를 쓰면서 스스로 감정을 살필 수 있고 객관적으로 자신을 돌아볼 수도 있거든요. 하지만 글로 길게 표현해야 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분이 많아요. 재밌고 편하게 일기를 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하루콩'이 탄생했죠."
이모티콘으로 쓰는 '일기', 해외 평정 윤정현 블루시그넘 대표는 지난 6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모바일 일기 애플리케이션(앱) '하루콩' 출시 배경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블루시그넘은 서울대 자율전공학부에 재학 중인 윤 대표가 2019년 설립한 회사다. 윤 대표는 "사람들이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도움을 주고 싶단 생각에 창업에 나섰다"며 "사람들의 우울한 신호를 가장 먼저 포착하고 싶다는 의지를 담아 사명도 블루(우울)+시그넘(시그널·신호)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블루시그넘이 일기앱을 첫 아이템으로 선정한 이유다.
하루콩은 이모티콘으로 그날 하루를 정리할 수 있다. '오늘은 어떤 하루였나요?'라는 큰 질문에 맞춰 △오늘 신났는지, 편안했는지, 외로웠는지, 부담스러웠는지 등 감정을 고르고(제시되는 선택지 총 16개) △날씨가 어땠는지(총 5개) △친구, 가족, 애인 등 어떤 사람을 만났는지(5개) △집콕, 영화관, 여행 등 어떤 외출 활동을 했는지(8개) △연애 중이면 데이트, 다툼 등 어떤 상황을 겪었는지(5개) △직장인이면 칼퇴, 야근 등 어떤 상황을 겪었는지(4개) 등을 고르면 된다. 이렇게 제시되는 세부 질문은 총 16개로 사용자 편의에 따라 순서를 조정하고 일부는 삭제할 수 있다. 윤 대표는 "투자사 DHP를 통해 정신과 전문의들로부터 자문을 받아 정신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는 항목들로 질문을 구성했다"며 "필요한 정보의 90%는 커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하루 상태를 기입한 사용자는 한 달, 1년 단위로 보고서를 받게 된다. 보고서는 한 달간 내 기분 분포, 기분별로 자주 기록한 활동 등 간단한 정보는 무료로 제공한다. 내가 신났다고 기록했을 때 많이 누른 감정·사람·외출 등과 같은 심층적인 정보는 유료다. 윤 대표는 "일기로 사용자를 분석해줄 수 있는 데이터가 쌓이면서 심층보고서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연말에는 국가별 특징이 드러나는 통계 백서도 발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해당 국가 사용자의 기분 수준이 크게 떨어지고, 한국 사용자는 '피곤한' 감정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모두 일기앱으로 얻은 통계다. 윤 대표는 "시간이 더 지나면 하루콩 사용자의 우울 수준이 어느 정도 나아졌는지 보여주는 결과도 통계로 발표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출시된 지 2년6개월 만에 하루콩은 놀라운 성과를 냈다. 전 세계 176개국에서 누적 다운로드 675만건을 돌파했다.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 기준으로 사용자의 90% 이상이 해외 사용자다. 매출의 90%가 해외에서 나온다. 40%는 미국이다. 이를 바탕으로 작년부터 블루시그넘은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 윤 대표는 "번역, 디자인 등 각 국가별로 사용자의 참여를 적극 유도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접목했다"며 "사용자 참여를 활성화한 서비스다보니 인기를 끈 것 같다"고 말했다.
감정 기록 넘어 '마음의 친구'로 블루시그넘은 최근 감정가이드 앱 '무디'를 출시했다. 하루콩이 내 감정을 '인지'하는 역할이라면, 무디는 내 심리 문제를 '해소'할 수 있게 도와준다. 가격은 하루콩과 마찬가지로 일부만 무료고 챗봇, 프리미엄 감정 분석 등 심층적인 서비스는 유료다. 윤 대표는 "퀘스트(임무)를 제공해 우울하거나 불안할 때 해당 감정에서 빠르게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앱"이라며 "오랜 경험을 지닌 강남 세브란스병원과 서울대 심리학과 등의 전문의 및 상담사의 노하우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무디도 출시 4개월 만에 15만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하루콩과 마찬가지로 해외에서 반응이 더 뜨겁다. 전체의 80%가 해외 사용자다. 특히 10대 후반~20대 초반 사용자가 많다.
사용자는 무디에서 현재 기분이 어떤지(선택지 총 5개)를 고른 뒤 △지금 기분에 영향을 주고 있는 키워드가 무엇인지(돈·일·직장·인간관계 등 14개) △해당 키워드 때문에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크게 긍정·보통·부정, 그 안에 세부 선택지가 있음)를 선택한다. 이후 무디에선 해당 상황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는 퀘스트 3가지를 제시한다. 예컨대 사용자가 '인간관계', '공허한'을 골랐다. 무디는 이 사용자에 내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활동 하나 시작해보기, 거울 속 나에게 칭찬 하나 건네기, 눈에 띄는 독특한 액세서리 활용하기라는 퀘스트를 제공하는 식이다. 윤 대표는 "퀘스트는 사내 전문 상담사, 외부 전문의와 임상 심리사 등과 협업한 결과물"이라며 "현재 1500개 정도 확보했고 일주일에 100개씩 추가로 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블루시그넘은 AI(인공지능) 스피커에 탑재하는 소프트웨어도 선보일 예정이다. 보다 적극적인 심리 문제 해결 방안이라고 생각해서다. 윤 대표는 "모르는 사람에 얘기하는 것보다 AI 스피커에 솔직하게 감정을 말할 수 있다"며 "내년께 출시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더 먼 미래에는 이러한 시도를 쌓아나가 "우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친구가 되겠다"는 포부다. 윤 대표는 "전 세계가 우울한 날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게 블루시그넘이면 좋겠다"며 "스트레스를 받을 때 술이나 친구를 찾기 보다 저희 앱을 찾을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모티콘으로 쓰는 '일기', 해외 평정 윤정현 블루시그넘 대표는 지난 6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모바일 일기 애플리케이션(앱) '하루콩' 출시 배경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블루시그넘은 서울대 자율전공학부에 재학 중인 윤 대표가 2019년 설립한 회사다. 윤 대표는 "사람들이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도움을 주고 싶단 생각에 창업에 나섰다"며 "사람들의 우울한 신호를 가장 먼저 포착하고 싶다는 의지를 담아 사명도 블루(우울)+시그넘(시그널·신호)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블루시그넘이 일기앱을 첫 아이템으로 선정한 이유다.
하루콩은 이모티콘으로 그날 하루를 정리할 수 있다. '오늘은 어떤 하루였나요?'라는 큰 질문에 맞춰 △오늘 신났는지, 편안했는지, 외로웠는지, 부담스러웠는지 등 감정을 고르고(제시되는 선택지 총 16개) △날씨가 어땠는지(총 5개) △친구, 가족, 애인 등 어떤 사람을 만났는지(5개) △집콕, 영화관, 여행 등 어떤 외출 활동을 했는지(8개) △연애 중이면 데이트, 다툼 등 어떤 상황을 겪었는지(5개) △직장인이면 칼퇴, 야근 등 어떤 상황을 겪었는지(4개) 등을 고르면 된다. 이렇게 제시되는 세부 질문은 총 16개로 사용자 편의에 따라 순서를 조정하고 일부는 삭제할 수 있다. 윤 대표는 "투자사 DHP를 통해 정신과 전문의들로부터 자문을 받아 정신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는 항목들로 질문을 구성했다"며 "필요한 정보의 90%는 커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하루 상태를 기입한 사용자는 한 달, 1년 단위로 보고서를 받게 된다. 보고서는 한 달간 내 기분 분포, 기분별로 자주 기록한 활동 등 간단한 정보는 무료로 제공한다. 내가 신났다고 기록했을 때 많이 누른 감정·사람·외출 등과 같은 심층적인 정보는 유료다. 윤 대표는 "일기로 사용자를 분석해줄 수 있는 데이터가 쌓이면서 심층보고서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연말에는 국가별 특징이 드러나는 통계 백서도 발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해당 국가 사용자의 기분 수준이 크게 떨어지고, 한국 사용자는 '피곤한' 감정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모두 일기앱으로 얻은 통계다. 윤 대표는 "시간이 더 지나면 하루콩 사용자의 우울 수준이 어느 정도 나아졌는지 보여주는 결과도 통계로 발표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출시된 지 2년6개월 만에 하루콩은 놀라운 성과를 냈다. 전 세계 176개국에서 누적 다운로드 675만건을 돌파했다.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 기준으로 사용자의 90% 이상이 해외 사용자다. 매출의 90%가 해외에서 나온다. 40%는 미국이다. 이를 바탕으로 작년부터 블루시그넘은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 윤 대표는 "번역, 디자인 등 각 국가별로 사용자의 참여를 적극 유도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접목했다"며 "사용자 참여를 활성화한 서비스다보니 인기를 끈 것 같다"고 말했다.
감정 기록 넘어 '마음의 친구'로 블루시그넘은 최근 감정가이드 앱 '무디'를 출시했다. 하루콩이 내 감정을 '인지'하는 역할이라면, 무디는 내 심리 문제를 '해소'할 수 있게 도와준다. 가격은 하루콩과 마찬가지로 일부만 무료고 챗봇, 프리미엄 감정 분석 등 심층적인 서비스는 유료다. 윤 대표는 "퀘스트(임무)를 제공해 우울하거나 불안할 때 해당 감정에서 빠르게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앱"이라며 "오랜 경험을 지닌 강남 세브란스병원과 서울대 심리학과 등의 전문의 및 상담사의 노하우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무디도 출시 4개월 만에 15만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하루콩과 마찬가지로 해외에서 반응이 더 뜨겁다. 전체의 80%가 해외 사용자다. 특히 10대 후반~20대 초반 사용자가 많다.
사용자는 무디에서 현재 기분이 어떤지(선택지 총 5개)를 고른 뒤 △지금 기분에 영향을 주고 있는 키워드가 무엇인지(돈·일·직장·인간관계 등 14개) △해당 키워드 때문에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크게 긍정·보통·부정, 그 안에 세부 선택지가 있음)를 선택한다. 이후 무디에선 해당 상황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는 퀘스트 3가지를 제시한다. 예컨대 사용자가 '인간관계', '공허한'을 골랐다. 무디는 이 사용자에 내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활동 하나 시작해보기, 거울 속 나에게 칭찬 하나 건네기, 눈에 띄는 독특한 액세서리 활용하기라는 퀘스트를 제공하는 식이다. 윤 대표는 "퀘스트는 사내 전문 상담사, 외부 전문의와 임상 심리사 등과 협업한 결과물"이라며 "현재 1500개 정도 확보했고 일주일에 100개씩 추가로 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블루시그넘은 AI(인공지능) 스피커에 탑재하는 소프트웨어도 선보일 예정이다. 보다 적극적인 심리 문제 해결 방안이라고 생각해서다. 윤 대표는 "모르는 사람에 얘기하는 것보다 AI 스피커에 솔직하게 감정을 말할 수 있다"며 "내년께 출시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더 먼 미래에는 이러한 시도를 쌓아나가 "우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친구가 되겠다"는 포부다. 윤 대표는 "전 세계가 우울한 날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게 블루시그넘이면 좋겠다"며 "스트레스를 받을 때 술이나 친구를 찾기 보다 저희 앱을 찾을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 기자 사진 박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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